EB-1·2 비자는 미국 정부가 고숙련·고학력 인재에게 발급하는 취업비자이며 가족에게도 영주권을 준다. 5684명을 ‘4인 가족’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지난해 최소 1400~1500여 명의 최고급 두뇌가 미국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3318명으로 떨어진 한국인의 EB-1·2 비자 발급은 2022년부터 다시 5000명대로 껑충 뛰었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 이공계 엔지니어와 연구직 사이에선 ‘EB-2 열풍’까지 불고 있다.
한 이민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10년차 전후 엔지니어뿐 아니라 변호사, 의사, 상경·예술계 인재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인재 유출이 첨단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는 기술 가속화의 시대에 핵심 인재들이 한국을 등지는 상황을 방치하면 미래 성장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