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것을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하면서 눈물 흘리는 모습이 TV로도 나왔던 소년이 무용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20살 발레리노로 성장했습니다.
클래식 발레의 최고봉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전민철 군을 심우섭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내년 2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합류하게 된 전민철.
최근 여러 무대에서 러브콜이 이어지며 공연과 학업을 병행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힘든 기색은 전혀 없습니다.
[전민철/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 : 이제 해외에서 나가서 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감사밖에 없을 정도로 정말 영광이고요.]
280여 년 전 설립되어 200명 넘는 무용수가 활동 중인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단 마린스키.
전민철은 지난달 오디션에서 우월한 신체 조건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솔리스트로 깜짝 선택을 받았습니다.
한국인으로는 2011년 입단해 수석 발레리노로 활약 중인 김기민에 이어 2번째입니다.
[김용걸/발레리노·한예종 교수 : 그쪽에서 전민철 군의 현재도 봤겠지만 좀 더 먼 미래를 봤다고 저는 생각해요. 김기민만큼, 아니면 김기민을 넘어설 또 다른 스타일의 한국인 무용수로.]
초등학교 시절 열정 넘치는 뮤지컬 꿈나무로 TV에 소개됐던 전민철.
[아빠 눈엔 내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
아버지의 반대에 계속 눈물 흘렸던 소년은 집안의 자랑거리가 됐습니다.
키가 크다는 이유로 아역을 놓쳤던 7년 전의 아쉬움도 184cm까지 자란 지금은 그저 행복한 추억입니다.
[전민철/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 :그 어린 시절에는 그 키가 잠깐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지금은 이 키가 너무 감사하고 발레를 하는데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되니까]
전민철은 다음 달 7일부터 이틀간 '피아노 파드되'로 팬들에게 인사하고, 9월 말 유니버설발레단의 전막 발레 '라바야데르'에서 첫 주연으로도 나섭니다.
[전민철/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예정 : 여태까지 남자 발레 무용수를 보면서 느끼기 어려운 그런 우아함을 많이 느끼셨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제 춤에서 더 발전시켜서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