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가난을 통계 지표로 객관화해서 이해하지만, 가난은 개념poverty이 아니라 생활being poor이다. 가난은 사회적 차별, 모욕, 억압이고 기회와 정보로부터의 단절이다. 가난은 희망의 부재, 목표설정의 어려움이며 때로는 인간성의 파탄에까지 이른다."
이건 작가 김훈이 '힐빌리의 노래'라는 책에 추천사로 쓴 글임. 포텐글에 흙수저 집안의 비만에 대해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길래 생각나서 써봄. 관심 있는 사람은 책도 읽어보셈. 몇 년 전에 미국에서 핫했던 자전적 에세이임.
"기회와 정보로부터의 단절" "희망의 부재, 목표설정의 어려움"이라는건 가난해본 적 없이 일반적인 삶을 자연스럽게 누려온 사람들은 전혀 느낄 수 없을거임.(김훈도 젊을 때 가세가 기울어서 아버지 묘 쓰기도 힘들었던 적이 있다더라ㅇㅇ)
개중에는 자기가 가난해봐서 오히려 잘 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자기가 안 그랬다고 다 안 그러리라는 법은 없음. 자기가 가난했는데 안 그런 사람은 의지가 꽤나 강한 편이거나, 그냥 다른 변수들이 유리하게 작용한 경우일 수도 있음. 애초에 사람마다 사정이 다르니까.
물론 그렇다고 노력이 전혀 무가치하고 내가 안되는건 다 환경탓이라는건 아닌데, 타인의 사정에 대해서 좀만 더 관대해지면 어떨까 싶음. '그 헌법조무사'마냥 무작정 듣기 좋은 말해주라는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